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한국의 시]김소월, 왕십리
朴昌鎬
2010. 7. 22. 18:22

왕 십 리
김소월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 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랴거던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고,
비 맞아 나른해서 벌새가 운다.
천안에 삼거리 실버들도
촉촉히 젖어서 늘어졌다네.
비가 와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구름도 산마루에 걸려서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