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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김관식, 거산호(居山好) Ⅱ

朴昌鎬 2011. 1. 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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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산호(居山好) Ⅱ
                                                                              - 김관식 -

                                                       

 

 

 

오늘, 북창을 열어

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

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

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

고요하고 너그러워 수(壽)하는 데다가

보옥을 갖고도 자랑 않는 겸허한 산.

마음이 본시 산을 사랑해

평생 산을 보고 산을 배우네.

그 품안에서 자라나 거기에 가 또 묻히리니

내 이승의 낮과 저승의 밤에

아아(峨峨)라히 뻗쳐 있어 다리 놓는 산.

네 품이 고향인 그리운 산아

미역취 한 이파리 상긋한 산 내음새

 

 

 

산에서도 오히려 산을 그리며

꿈 같은 산 정기를 그리며 산다.

 

             - <창작과 비평>(1970) -



P 朴昌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