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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윤동주, 참회록

朴昌鎬 2011. 6. 2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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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록

                                    윤동주

 

파아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줄에 줄이자

--241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러운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P 朴昌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