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항암식물-황금탕

朴昌鎬 2010. 8. 30. 23:40

 

 

항암치료의 위장관 독성을 치료하는 황금탕

 

KISTI 미리안글로벌동향브리핑2010-08-27
 
화학요법(chemotherapy)은 방사선요법과 함께 암 환자을 치료하는 전통적인 방법 중의 하나지만, 암세포뿐만이 아니라 정상세포까지도 함께 사멸시킴으로써 몇 가지 부작용을 초래한다. 화학요법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정상세포는 분열속도가 빠른 모발세포, 생식세포, 위장관세포 등인데, 그중에서도 위장관세포의 사멸은 중증설사를 초래함으로써 암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이와 관련하여 1,800년의 장구한 역사를 지닌 한약(중약) 처방이 화학요법을 받는 암환자의 위장관 손상을 복구시킴으로써 중증설사를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처방의 이름은 황금탕(黃芩湯)인데, 감초, 백작약, 대추, 황금의 4가지 약재로 구성된다.

중국인들은 오랜 옛날부터 황금탕을 위장관질환 치료제로 사용해 왔다. 일찍이 신규 제약회사인 파이토슈티카(PhytoCeutica)사는 일찍이 황금탕을 정제화 한 `PHY906`라는 약물을 개발하고, 초기 임상시험에서 화학요법에 의한 중증설사를 치료한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지만, PHY906가 위장관에 작용하는 약리학적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마침내, 파이토슈티카와 예일 의대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PHY906가 위장관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발표하였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PHY906의 효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마우스에게 항암제 이리노테칸(irinotecan)을 1회용량을 투여하였다. [이리노테칸은 DNA의 복제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토포아이소머레이스(topoisomerase)를 차단하는 화학요법제이다.] 그 결과 이리노테칸을 투여받은 마우스의 위장관 세포는 사멸하기 시작했지만, 이리노테칸과 PHY906를 함께 투여받은 마우스는 4일 이내에 위장관 손상이 복구되었다. 이리노테칸과 PHY906를 함께 투여받은 마우스의 위장관을 해부하여 분석해 보니, 이리노테칸만을 단독으로 투여받은 마우스에 비해 죽어가는 세포의 수가 적은 반면 세포분열을 계속하는 세포의 수는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PHY906이 이리노테칸의 독성으로부터 위장관세포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진은 PHY906의 작용 메커니즘을 분석하기 위해, 이리노테칸과 PHY906를 함께 투여받은 마우스의 위장관 세포에서 유전자의 활성을 측정해 보았다. 그 결과 이리노테칸과 PHY906를 함께 투여받은 마우스의 위장관세포에서는 Wnt 경로의 유전자가 상향조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Wnt 경로의 유전자들은 위장관 전구세포의 분열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연구진은 PHY906가 위장관 줄기세포의 분열을 촉진함으로써 위장관의 손상을 복구한다는 1차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PHY906는 위장관 줄기세포의 분열만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리노테칸과 PHY906를 함께 투여받은 마우스의 위장관에서는 호중구와 대식세포의 침윤(infiltration)이 감소하고 TNF-α의 발현이 감소였으며, 혈액에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농도가 감소하였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추가분석을 통하여 "PHY906에 포함된 다양한 성분들이 염증과 관련된 3개 인자(Cox2, NF-κB, iNOS)의 활성을 강력하게 억제함으로써, 이리노테칸에 의해 초래된 염증을 감소시킨다."는 추가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가 의학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최근 생약에 대해 미 FDA가 취하고 있는 전향적 태도 때문이다. 즉, 2004년 FDA는 생약 혼합물(herbal mixture)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여, 생약 혼합물을 구성하는 개별 화합물의 작용기전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혼합물 전체로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다면, 혼합물 자체를 약물로 승인하는 길을 열어 놓았다. 이러한 제도 하에서 최초로 FDA의 승인받은 약물은 독일의 메디진(MediGene)사가 녹차 추출물로부터 개발한 생식기 사마귀(genital warts) 치료제인데, 대부분의 한약이 여러 생약을 혼합한 다음 가열하여 성분을 추출해 내는 탕약(湯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FDA의 이 같은 입장 전환은 기존의 많은 우수한 한약을 제제화(製劑化)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많은 한약(중약)이 임상에서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성분의 분석을 중시하는 서양식 평가기준 때문에 그 효과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는 신약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으며, 동서양의 의학이 만나 조화를 이룬 전형적 예이다."라고 예일대학의 약학교수로서 파이토슈티카의 과학고문을 맡고 있는 쳉영치(Yung-Chi Cheng) 박사는 말했다.

이번 연구는 PHY906의 개별성분이 화학요법제의 독성을 치료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제시하지는 못했지만, PHY906의 작용 메커니즘을 약리학적으로 해명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를 지닌다. 하지만 쳉 박사는 PHY906의 다양한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PHY806의 다양한 구성성분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PHY806의 품질관리를 위해서도 PHY806의 구성성분을 분석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PHY806을 생산하는 데 있어서 각 배치(batch)별로 구성성분이 동일하지 않다면, 정확한 치료용량을 산정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액체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광분석법, 세포배양 등의 기법을 이용하여 PHY906의 화학적·생물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한편 성분의 표준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한약(중약)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성분의 표준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약의 성분구성은 약용식물이 재배되는 토양, 습도, 심지어 수확시간에 의해서도 좌우되기 때문에, 한약이나 생약을 취급할 때는 재배 및 수확 단계에서부터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세계 인구의 80%(약 40억명)가 천연물의약품을 이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미국 국민 8000만명이 매일 2종 이상의 천연건강보조식품을 섭취하고 있다’는 ‘타임’지의 보도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미국은 얼마전 ‘식물 의약품 가이드`(Botanical Drugs Guidance for Industry)를 발표했고, 2006년 6월 기준 200개가 넘는 식물의약품 개발 신청이 미 FDA에 제출돼 있다고 한다. 그리고 녹차 추출물로부터 제조된 사마귀 치료제가 2006년 10월에 최초의 식물의약품 신약으로 승인 받음으로써 이제는 천연물 추출물도 의약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음이 확인됐다(문화일보 2007년 8월 24일). 이상과 같은 의약계의 트렌드 변화는 전통약물과 민간약 등 천연물과 관련된 전통지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한국 등의 아시아 국가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이번주 홍콩에서 개최되는 컨퍼런스에서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PHY906의 임상시험 I/II 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조만간 미국와 유럽에서 임상 II, III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PHY906을 구성하는 모든 분자의 작용 메커니즘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화학요법을 받고 있는 암환자의 위장관 부작용을 경감시키는 것이 1차 목표이다."라고 쳉 박사는 말했다. 이번 연구가 천연물신약 개발의 열기를 고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원본논문: "The Four-Herb Chinese Medicine PHY906 Reduces Chemotherapy-Induced Gastrointestinal Toxicity", Sci Transl Med 18 August 2010: Vol. 2, Issue 45, p. 45ra59, DOI: 10.1126/scitranslmed.3001270.

 


P 朴昌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신토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항암식물-개똥쑥  (0) 2010.08.31
항앙식물-제비꽃  (0) 2010.08.30
항암식물, 항암음식, 항암식습관  (0) 2010.08.30
항암식물-박주가리  (0) 2010.08.30
[항암식물]-항암재로 쓰이는 여러가지 항암식물  (0) 2010.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