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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홍윤숙, 네가 오는 가을산 눈부심을

네가 오는 가을산 눈부심을 홍 윤숙 지난 여름, 내가 떠도는 한 점 구름으로 지새던 만리 이역의 들에 사막의 고독한 혼처럼 피어 발이 시린 나그네의 길을 막던 라벤다의 들에도 지금 가을 이겠지. 코끝에 스며 오는 마른 약쑥 냄새 기억의 벌판에 한 덩어리 영혼처럼 무리져 오는 보랏배耙 들국화 점..

[한국인의 애송시] G. K.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

미라보 다리 G. K. 아폴리네르(1880∼1918)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이 흐른다. 우리들의 사랑도 괴로움이 가면 기쁨이 온다는 걸 그래도 생각해 볼까.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을 잡고 얼굴을 맞대어 우리들의 팔이 맺는 다리 아래 영원한 시선의 거친 물결이 흐르는..

[한국인의 애송시]W.B.예이츠, 이니스프리의 호도...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W. B. 예이츠(1865∼1939) 나 인제 일어나 가리, 내 고향 이니스프리로 돌아가리 거기 외 엮어 진흙 바른 오막살이 집 짓고 아흡 이랑 콩을 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 떼 잉잉거리는 숲속에 홀로 살리 그리고 거기서 얼마쯤의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