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배
박 용철(1904~1938)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햇살짓는다.
앞 대일 어덕인들 마련이나 있을 거냐.
나 두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두 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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