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R.프로스트
단풍으로 숲속에 두 갈래 길,
한 몸으로 두 길을 다 가볼 수 없기에
난 한참 서운한 마음으로
잔나무 숲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간데까지 바라보고 서 있었지요.
그러다가 똑같이 아름다운 딴 길을
어쩌면 더 나을 성싶었던 그 길을 택했지요.
풀은 무성한데 사람의 발길을 그리는 길이었답니다.
사람이 밟은 흔적으로 보면
두 길이 다 비슷했지만서도.
그리고 두 갈래 길은 그 날 아침 똑같이
그 어떤 발자국도 검게 찍히지 않은 낙옆 속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다른 날 걸어 보리라 생각했었지요.
연이어 뻗어 가는 길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에
간 길을 되돌아올 수 있을까지 하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그 어느 훗날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하겠지요.
"두 갈래 길이 숲속으로 나 있었는데
나는 사람 발길으 드문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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