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국화 재배농가 황선준씨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시설을 설치한 가온재배 하우스에서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천장에 설치된 것이 LED 조명시설. | | 전기료 ‘낮추고’ 수취값 ‘올리고’
충남 예산에서 6,612㎡(2,000평)에 수출용 국화를 재배하는 황선준씨(57·응봉면 입침리)는 지난해 기존 3파장 전구(형광등)를 적색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봤다. 국화 상품성이 크게 향상돼 수취가격은 15% 이상 오른 반면 전기료는 40%나 적게 나온 것.
국화는 전조(電照)재배하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국화 꽃눈은 단일(短日) 상태가 돼야 분화하는데, 이 꽃눈 분화기에 빛을 쪼임으로써 개화를 억제시킨다. 때문에 국화농가에게 과다한 전기료 부담은 어쩌면 ‘숙명’과도 같다.
하지만 최근 생산비 절감의 하나로 전기료를 낮추려는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새롭게 주목 받는 것이 바로 LED다. LED는 반도체 발광소자로, 백열등보다 수명이 10~30배 길고 광효율이 높아 차세대 광원으로 관심을 모은다.
황씨는 지난해 농촌진흥청의 현장적용연구 대상 농가로 선정되면서 국화 재배 시설하우스(826㎡·250평)에 LED를 도입하고 전체 1년 3작기 중 1작기를 LED를 이용해 재배했다. 현재 가온재배(12월 초 정식~2월 말 채화 시작) 국화에도 LED를 적용하고 있어 효과를 일반화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지난해 무가온재배(6월 정식~11월 수확) 때는 품질 개선과 전기료 절감 효과가 뚜렷했다고 황씨는 말했다.
“전기료는 조명뿐만 아니라 난방에 사용한 전력량을 합산해 계산되므로 조명에 드는 비용만을 따로 말하기가 어렵지만, 지난번 작기 때는 전력 소비량이 40%나 줄었지요. 더욱 좋은 것은 국화잎이 두꺼워지고 대가 굵어져 출하가격이 한송이에 50원씩은 더 받았다는 거예요. 한송이에 300원 정도 할 때 350원 받는다는 것은 농가 입장에선 대단한 거죠.”
해충 발생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도 예상 밖의 효과라는 설명이다. “LED는 백열전구에 비해 조도가 매우 낮은데, 그래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LED를 켜 둔 시설하우스의 트랩에 포획된 해충 수가 현저히 적었습니다.”
하지만 10a(300평)당 3,000만원 선에 달하는 값비싼 설치비용은 이런 장점들을 가릴 정도의 큰 단점이라는 지적이다. 황씨의 경우 가온재배 하우스의 절반(397㎡·120평)에 LED전등 30개를 설치했는데, 설치 인건비를 포함해 모두 700만원이 들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LED의 수명이 반영구적이어서 결과적으로는 이익이라고 하지만, 시설을 도입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당장의 목돈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기술 개발을 통해 생산단가를 낮추고,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지원을 병행해 농가 보급을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황씨는 “지난번 무가온재배 때처럼 이번 가온재배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다면 자비를 들여서라도 이 시설을 확대할 생각”이라면서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지원이 병행된다면 요즘 말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보다 빨리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