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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LED 시장] 과잉투자에 금융위기 직격탄… LED 조명시장이 탈출구

朴昌鎬 2011. 11. 8. 11:42

[수렁에 빠진LED 시장] 과잉투자에 금융위기 직격탄… LED 조명시장이 탈출구

국내업계 3분기 최악 실적 - 매년 2배씩 급성장하다가 일부는 공장 가동률 40% 이하로, 태양광처럼 거품 꺼지나 우려도
LED TV 등 예상보다 수요 저조 - 시설 늘려 공급량 2배로 늘렸는데 LED TV·노트북PC 판매 부진… 중국·대만 저가제품 공세 영향도
후발업체와 격차 벌릴 기회로 - LED조명 성장속도 기대 못 미치나, 조명시장서 LED 비중 1% 불과… 장기적으로는 전망 밝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혔던 LED(발광다이오드) 산업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빛의 반도체로 불리는 LED는 백열등·형광등을 대체하는 새로운 광원(光源)으로 각광받으며 매년 2배씩 급성장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일부 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40%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급격히 나빠졌다.

LED의 부진은 삼성LED·LG이노텍·서울반도체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사상 최악의 3분기 실적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LED 산업 역시 최근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태양광처럼 버블(거품)이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국내 LED 업계도 실적 부진이 적어도 내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3년간의 과잉투자가 어느 정도 해소되어야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환경과 에너지 효율 면에서 확실한 장점을 지닌 만큼 LED 조명 시장이 열리면 LED 산업이 또 한 번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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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발광다이오드) 산업이 LED 관련 전자제품의 판매 부진과 비싼 가격 탓에 올 3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LED 생산공정을 들여다보고 있는 서울반도체의 한 직원 모습.
국내 LED 업계 최악의 3분기 실적

국내 대표적인 LED 전문기업 서울반도체는 지난 3분기 매출액 1661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나 줄었고 영업이익은 85%나 급감했다. 서울반도체는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도 당초 1조1000억원에서 7350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비(非)상장사인 삼성LED는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3분기 매출 3580억원에 이익은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년 3분기에 비해 매출이 거의 늘지 않았다. LG이노텍 역시 LED 부문의 부진으로 3분기 매출액이 작년 3분기보다 약 8% 감소한 1조671억원에 5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 같은 실적은 올해 초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숫자다. 기업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LED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작년 내내 공격적인 시설투자를 했다. LG이노텍의 경우, 작년 전체 투자의 60%가 넘는 1조원을 LED 생산라인 증설에 쏟아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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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TV 수요 부진 직격탄

LED 부진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LED 반도체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ED TV·노트북PC·모니터 등의 판매 부진이다. 2009년부터 LED 반도체 수요를 견인해온 LED TV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1억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LED TV 판매량이 연초 기대에 못 미치는 9500만대에 머물 것으로 최근 하향조정했다. 노트북PC와 PC용 모니터도 아이패드 등 태블릿PC 공세에 밀려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특히 태국의 홍수 사태로 인한 PC 부품 조달 차질로 4분기에는 노트북PC 생산량이 5~10%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반면 TV용 LED 반도체 공급량은 2009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LED·LG이노텍 등이 공격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린 데다, 대만·중국 업체들도 저가형 제품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TV 한 대에 들어가는 LED 반도체 양은 줄어드는 추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V 생산기술 향상으로 TV 한 대당 들어가는 LED 반도체 사용량이 2009년에 비해 3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LED 조명 시장도 미지근

올해부터 수요가 터질 것으로 예상했던 LED 조명 시장은 예상외로 부진하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언리미티드는 세계 LED 조명 시장이 2010년 47억8000만달러(약 5조4100억원)에 이어 올해는 이보다 40% 가까이 증가한 66억달러(7조4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식경제부도 LED 조명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4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 체감하는 것은 정부나 시장조사기관 예상치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LED 조명은 환경 이슈에 민감한 유럽 시장이 선도해야 하는데, 유럽이 재정위기 때문에 거리 조명을 LED로 바꾸는 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조명용 LED 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는 미국 크리(Cree)사의 경우, 지난 3분기 매출액이 2억6890만달러(약 3040억원)로 작년 3분기에 비해 고작 2% 늘어난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무려 78%나 급감했다. 제품가격을 후려쳐서 가까스로 매출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LED 조명 시장의 성장이 더딘 것은 글로벌 경기위축 외에도 비싼 가격도 한 요인이다. LED 조명이 형광등에 비해 50% 이상 에너지 효율이 높고 내구성도 2배 길지만 가격은 여전히 7~8배가량 비싸다. 조명업계 관계자는 "기존 형광등을 LED 조명으로 교체하려면 설치비 등 비용이 10배가량 더 들 것"이라며 "건설경기가 워낙 부진해 신축 건물에 들어가는 조명 물량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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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성장성 높아

국내 LED 업계와 전문가들은 단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기 성장성은 밝게 보고 있다. 당장 유럽과 미국이 올해부터 잇달아 백열등 사용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으며, LED 조명 가격도 생산량 증가와 함께 하향 안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 전조등과 내시경 등 의료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이번 불황기를 후발업체와 격차를 벌리는 기회로도 활용하고 있다. 한 예로 서울반도체는 최근 기존 자사(自社) 제품에 비해 조명 수명을 2배로 늘리고 에너지 사용량은 절반으로 줄인 LED 조명용 반도체 '아크리치2'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화증권 김운호 애널리스트는 "2013년부터는 TV보다 조명시장이 LED 산업을 이끌 것"이라며 "현재 전체 조명 시장에서의 LED 조명 투과율이 1%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엄청난 시장이 남아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LED(light-emitting diode·발광 다이오드)

전기에너지를 빛으로 바꿔주는 반도체. 빛의 반도체로도 불린다. LED 반도체를 사용한 조명은 백열등이나 형광등에 비해 에너지 소모가 적고 수명이 길다. 또 일반 형광등과 달리 수은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출 처 : 조선일보 2011.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