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場에 가면
박 찬 중
다 팔아도
돈이 될 성 싶지 않은
좌판이면 어떠랴.
물기 번뜩이는
사는 일 하나만으로도
시장은 차고 넘친다.
반푼 계산 앞에 목줄을 세우다가도
돌아서면 헐렁한 살아감의 재주없음.
탓하지 않으며
사운치 않으며
밤낮을 한데 묶어
팔고 팔아도 짧은 하루여.
시장에 가면
두고온 고향 뒷산 흙무더기
앞다바 시린 비린내
깜빡깜빡 잊고 살던
울 엄니 아버지 누런 이가
노을 속에 싱싱히 빛나더라, 빛나 반짝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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