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한국의 시]김영랑, 사개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朴昌鎬 2010. 10. 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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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개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김 영 랑

 

사개틀린 고푸의 툇마루에 없는 듯이 앉아

아직 떠오를 기척도 없는 달을 기둘린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아무런 뜻도 없이

 

이제 저 감나무 그림자가

사뿐 한치씩 옮아오고

이 마루 위에 빛깔의 방석이

보시시 깔리우면

 

나는 내 하나인 외론 벗

가녈픈 내 그림자와

말없이 몸짓 없이 서로 맞대고 있으려니

이 밤 옮기는 발짓이나 들려 오리라




P 朴昌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