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 영혼을 위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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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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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이 시대의 아벨>(198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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