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한국의 시]김남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朴昌鎬 2011. 4. 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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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김남주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셋이라면 더욱 좋고 둘이라도 함께 가자.

앞서 가며 나중에 오란 말일랑 하지 말자.

뒤에 남아 먼저 가란 말일랑 하지 말자.

둘이면 둘 셋이면 셋 어깨동무하고 가자.

투쟁 속에 동지 모아 손을 맞잡고 가자.

열이면 열 천이면 천 생사를 같이 하자.

둘이라도 떨어져서 가지 말자.

가로질러 들판 산이라면 어기여차 넘어 주고,

사나운 파도 바다라면 어기여차 건너 주자.

고개 너머 마을에서 목마르면 쉬었다 가자.

서산 낙일 해 떨어진다 어서 가자 이 길을

해 떨어져 어두운 길

네가 넘어지면 내가 가서 일으켜 주고,

내가 넘어지면 네가 와서 일으켜 주고,

산 넘고 물 건너 언젠가는 가야 할 길 시련의 길 하얀 길

 

 

 

 

가로질러 들판 누군가는 이르러야 할 길

해방의 길 통일의 길 가시밭길 하얀 길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 <사랑의 무기>(1989) -




P 朴昌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