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파사드
서울역 앞에 나가보셨나요?
서울 스퀘어빌딩(옛 대우빌딩)에 밤이되면 4만2000여개의 LED도트를 통해 서류가방을 든 사람,
우산을 든 사람이 걸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파사드'란 기법입니다.
이렇듯 LED 조명의 발전으로 공공미술 역시 디지털을 통해서 변화하고 있습니다.
아이엠그라운드에서 뉴미디어 아트에 대하여 한양여대 산업디자인과 이지희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공공미술의 진화
도시를 채우는 기재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미술은 늘 가장 중요한 위치에서 영향력을 행세했다. 도시는 미술 요소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공공미술은 도시에서 감상할 수 있는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되어 왔다. 따라서 공공미술품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사상, 기술적 발전 등이 반영된다. 초기 공공미술은 장소 중심적인 개념을 가졌으며 주어진 장소에 설치된 미술이나 장소 자체를 위한 미술품을 의미했다. 그리고 작품과 설치되는 장소의 관계, 장소와 작품의 통일감은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었다. 조각품들은 그것이 시각적인 감상품이기 이전에 시민들에게 정치적∙문화적 자부심을 주는 구조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 개념은 점차 지역사회와 공공의 이해로 시각이 옮겨지고 비판의식이 공공영역에 개입되면서 1990년대 이후, 사회여론 형성과 참여를 강조하는 담론적인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 참여미술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새로운 방법의 담론을 제시하고 공동체와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특징이다. 공공미술이 커뮤니티 아트의 성격을 많이 띠게 되면서 공동체의 상호작용과 대화에 기반을 두게 되었다. 이로써 공공미술은 유형으로서뿐만 아니라 무형으로서도 존재하게 됐다. 그리고 여기에는 공공장소에 대한 의식의 변화도 한몫했다. 과거‘아고라’나‘피아자’와 같은 대중들의 담론이 이루어지던 공간이 라디오, TV,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툴의 발달로, 가상의 사이버 공간까지 그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대중의 직접적인 참여와 소통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인터랙티브한 구조물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IT기술과 디지털 매체의 발달은 전자보드, 디지털 설치물, 건물 외벽, 네트워크 등을 이용한 공공미술과 도시를 담론으로 한 네트워크 작품까지도 양산해냈다. 이지희 한양여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담론적인 성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면서“LED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공미술의 발전과 함께 소통과 과정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디지털 매체의 발달로 공공미술은 대중과의 인터랙션과 소통, 무형성과 사용자 중심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Elusive light, 이지희 작
Elusive: 빛을 센싱하여 사람과의 거리에 따라 그림의 이미지가 바뀌는 작품, 이지희 작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공공미술 : 상호작용과 센싱 시스템을 통한 유연성과 다양성
0과 1의 정보를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디지털 매체는 처리과정에 따라 결과물을 여러 가지의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물질 또는 탈 물질의 추상적인 방법으로 결과물을 보여줄 수도 있다. 디지털 미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미디어 아트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복제, 원본 보다 더 사실적인 시뮬라르크가 소리, 빛, 말 등에 의해 만들어진다.
1. 대형 전광판을 이용한 소통
일방적인 형태로 작품을 보여주던 대형 전광판이 네트워크와 연결되면서 실시간으로 관객의 참여를 이끌어내 작품 형태로 발전했다. 장가(Zhang ga)의 <사람들의 초상 People's Portrait 2004, 2006>은 네트워크를 통해 정체성과 문화에 대해서 말하는 프로젝트이다. 세계 여러 도시-뉴욕, 싱가포르, 노트르담, 린츠, 브리스베-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부스를 설치하고 시민이 자신의 사진을 찍어 전송한 데이터를 뉴욕의 타임스퀘어의 전광판과 여러 도시, 미술관 스크린에 실시간 렌더링하여 보여주었다. 이 프로젝트는 네트워크를 통해 들어온 각 지역 사람들의 사진을 차례로 연결하여 보여주는 과정에서 여러 문화를 공감하고 느끼게 하며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공간을 특정 장소에서 하나로 통합시키는 역할을 했다.
Zhang Ga, 사람들의 초상, 2006
2. 디지털 설치물을 통한 인터랙션
공공설치물이나 조각품은 자유로운 형태를 띠고 있지만, 디지털 설치물은 내용을 디스플레이할 화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사각 스크린의 형태로 콘텐츠 메시지를 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후 진화를 통해 신개념의 다양한 모습들이 등장하게 된다.
Komorebi, 2007(위) X-ray forest(아래)
<Komorebi no Display>와 <X-ray forest>는 자연과 인간, 정보, 그리고 환경의 연결이라는 주제를 단순하지만 감동을 주는 자연의 현상-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나 떨어지는 낙엽-을 가지고 디지털로 표현하였다. X-ray forest의 경우 평판 스크린에서 벗어나 물체 자체를 디스플레이로 만드는 substance display라는 신기술을 이용하여 나무 둥치 안쪽에 이미지를 투사하여 보여주는 방식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 작품은 자연이라는 요소를 끌어들여 감성적인 반응을 유도하였다. 세마포(Semaphore)는 산호세의 어도비 빌딩 위에 설치된 공공미술품이다.
24,000개의 LED로 제작된 이 작품은 과거 나무 패널을 수동으로 움직여서 정보를 전하던 초기 통신수단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네 개의 디스크를 네 가지 형태로 돌려 총 256가지의 이미지 부호로 메시지를 보내고 이것을 시민들에게 공고하여 풀도록 함으로써 공공게임의 성격까지 보여주었다.
디지털 매체의 특징
상호작용성은 미디어 작품의 주요 요소이다. 작품에 대한 전체적인 콘셉트와 틀은 작가가 만들지만 작품은 관객과의 인터랙티브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되므로 관람자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대중을 작품에 끌어드리기 위해 센서의 사용과 다양한 인터페이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센싱 시스템은 사용자와 작
품에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디지털 매체는 네트워크에 의해 연결되고, 물리적인 시공을 뛰어넘어 작품과 관객, 관객과 관객간의 다자간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다.
Composing: LED의 풀컬러를 사용하여 컬러의 섬세함을 실험한 프로젝트, 이지희 작
3. 건물의 외벽을 타고 흐르는 디지털 감성
미디어 매체 및 IT 기술의 발전, 정보의 디지털화로 인해 건축의 개념이 유동적이고 일회적일 수 있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현대 건축에서 외피에 대한 실험은 건축과 공공미술 간의 새로운 관계성을 만든다. 건축 외피가 인터페이스로 변하면서 디지털화된 건축물 표면은 다기능적이고 유동적인 디스플레이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덱시아 타워
덱시아 타워(Dexia Tower)는 4,200개의 창문에 LED를 설치하고 이미지, 문자, 기하학적인 모양, 또는 단순히 색들을 컴퓨터로 조작하여 보여준다. 이 표면은 때로는 관객과 상호작용을 하는 인터페이스가 되어 시민관객이 보낸 문자메시지가 건물 위에 나타난다.
Chaos Computing Club,Blinklight, 2001
독일의 Chaos Computer Club이 제작한 블링켄라이트는 건물의 창을 컴퓨터의 픽셀 개념으로 보고 간단한 gif 애니메이션 형식의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건물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되었다. 관객은 웹 사이트에 제공한 툴로 간단한 동영상을 만들고 그들이 전송한 이미지를 건물의 창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인터랙티브한 작업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4. 네트워크의 확장
네트워크는 우리가 공공의 장소로 여기던 범위를 확장시켜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주었고 협업이나 공동작업도 용이하게 하였다. 네트워크는 실제적인 공간을 공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과의 시각적, 청각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로커티브 미디어 아트(Locative Media Art)나 모바일 아트Mobile Art) 등의 GPS나 휴대전화, 무선 네트워크, 위치기반 기술을 활용한 작품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공공미술로서의 성격을 보인다. 이 경우 최종 결과물은 그 공간에 머물지 않고 열려 있다. 또한, 작품들은 도시 공간을 재해석, 경험하게 하고 소통을 끌어내는 다양한 시도들을 보여준다.
라파엘 로자노 해머, Vectorial Elevation, 2000(위), body movies(아래)
공간에서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현실세계에서와 동등한 혹은 더 실제적인 느낌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사이버공간과 현실 공간을 연결해 주는 작품인 라파엘 로자노 헤머의 <관계형 구조물> 시리즈는 독창적인 공간을 창조해낸 공공미술의 한 예이다. <Vectorial Elevation>에서는 참여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조칼로 광장의 서치라이트 위치와 방향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하여 새로운 빛의 공간을 축조했다. <Body Movies>는 사람들이 프로젝션 앞을 지나면서 생기는 그림자를 이용해 벽에 인물들이 드러나게 만든 작업물이다. 이 작업은 앞의 작업과는 달리 상호작용의 동인이 실제 공간 즉 광장에 있는 참여자들이며 특별한 물리적인 설치물 없이 광장을 담론의 장으로 변화시켰다.
Nox, D Tower, 2004
또한, 2004년에 Q.S. Serafijn과 Nox Architect에 의해 만들어진 <D-Tower>는 가상공간에서 얻은 정보를 물리적인 것으로 보여준다. 네덜란드의 두팅햄 주민들의 질문지 답변이 네 개의 색 (사랑(빨강) 미움(녹색) 행복(파란색) 두려움(노란색))으로 표현되어 타워에 그날의 마을 사람들의 감정 상태가 나타난다.
5. 디지털 공공미술의 가능성에 대한 조망
디지털과 네트워크의 발전은 공공미술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실과 사이버 네트워크의 발전은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장소 간의 물리적인 거리를 좁혀주었을 뿐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된 체험 공간의 확장을 가져다주었다. 특히,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디지털 아트의 역할은 매우 크다. 공공미술이 담론을 포함한 참여미술로서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디지털 매체의 활용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디지털과 연계된 산업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 도시를 통해 보이는 공공미술 또한 계속해서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결국 그 안에 담는 콘텐츠로 귀결된다. ‘무엇을 담아내는가’라는 고민은 디지털 시대에 간과하기 쉬운 작가의 본질적인 철학이자 시대성을 반영하는 작가로 존재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아트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모습은?
디지털 아트는 궁극적인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서 기술을 뒤로 숨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컴퓨터나 디지털은 항상 새로운 것에 목말라 있고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기술을 중요시 하지만,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면 중요한 의도와 본질이 자칫 흐려질 수 있습니다. 많은 테크놀로지 아트가 능력을 보여주는 것에 치중하다 우를 범한 경우를 보았습니다. 디자인은 인간중심이어야 합니다.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사람에 가까이 다가가는, 다시 말하면 디자인의 화려한 요소들이 겉으로 드러나기 보다는 진실된 가치와 의도, 철학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말합니다. 명품의 경우를 보면 화려하기 보다 오히려 차분하게 진실성과 가치를 드러냅니다. 이런모습들이 디지털 아트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INTERVIEW 이지희 교수
발췌 : 월간 웹[w.e.b.] 2009년 11월호 : Design Ins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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