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어머니19
박 찬 중
당신께서 드시는 祭酒인지 어쩐지도 모른 채 올리는
이 한자의 술은 어머니, 분명 불효의 잔입니다. 이렇게
밖에는 더운 진지 해드리지 못하는 이 불구의 아침, 엎드려
절 올리오니 어린날의 새배로 기쁘소서.
귀밑머리 하얗도록 흘린 눈물은 아직도 식을 줄 모른채,
아득한 당신의 하늘가 아무도 찾아오는 이 없는 동구 밖 신작로에
마른바람 달려오거든 이 아들의 그리움이려니
적막치 마시고, 이 잔은 제가 홀로 마셔 비우려니와,
천년이고 만년이고 다시 뵙는 날까지,
어머니 이 불효의 잔 단호히 물리치소서.
[출처]어머니
박찬중 시집
출판사 - 동학시인선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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