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한국의 시]김남조, 바람에게

朴昌鎬 2010. 3. 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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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게

                         김 남 조

 

이젠 예 와서

안식하려느냐 바람이여

 

줄곧 달리기만 하고

이별하기만 하고

누구도 못해낸 일

온갖 세상 혼자 다 보고 와서

피멍과 어지럼병 혼자 다 앓고 나서

성에 동산 얼음꽃나무

수정 알갱이들에

일일이 입술 대다

얼어버린 바람이여

 

행구고 행군

무명 빨래 같은 하늘

소금발 곱게 눈 내리는 날씨

이 안에 갇혀 처음으로

허리 펴고 누웠느냐

 

바람

바람

유리옷 입은 바람이여



P 착한선비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