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
김 남 조
이젠 예 와서
안식하려느냐 바람이여
줄곧 달리기만 하고
이별하기만 하고
누구도 못해낸 일
온갖 세상 혼자 다 보고 와서
피멍과 어지럼병 혼자 다 앓고 나서
성에 동산 얼음꽃나무
수정 알갱이들에
일일이 입술 대다
얼어버린 바람이여
행구고 행군
무명 빨래 같은 하늘
소금발 곱게 눈 내리는 날씨
이 안에 갇혀 처음으로
허리 펴고 누웠느냐
바람
바람
유리옷 입은 바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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