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새소식/LED NEWS

OLED 조명 시대가 온다

朴昌鎬 2011. 10. 30. 21:09

산업계에 감성 물결이 넘치고 있다. 사람의 정서를 품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바야흐로 감성 시대다. 여기다 빼놓을 수 없는 대세는 친환경성. 감성과 친환경의 절묘한 조합을 조명 시장에 비춰보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OLED 조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OLED는 디스플레이용으로 익히 알려진 소자로, 발광다이오드(LED)와 함께 기존 조명을 대체할 차세대 광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LED처럼 자체 발광의 특성을 지녀 친환경적인 조명을 제작할 수 있다. LED 조명과 다르다면 면(面) 광원 형태의 패널 조명이라는 점이다. 면 광원인 덕분에 그 자체로서 타 광원보다 효율이 높다. 또한 LED와 달리 빛을 분산시켜주는 도광판이나 열을 방출하는 방열판이 필요 없어 플렉시블 조명이나 가구 일체형 조명, 창문형 조명 등 다채로운 형태의 디자인 조명을 만들어낼 수 있다.

 

태양빛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나타내는 연색성도 탁월해 고부가가치 특수 조명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눈부심이 거의 없는 은은한 광원이어서 실내 조명 기구로 더 적합하다는 점도 LED와 다른 대목이다. 다만 현재 양산 기술로는 LED에 비해 효율과 수명 특성이 저조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점,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시장은 이미 형성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유비산업리서치에 따르면 독일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내년이면 OLED 조명 시장이 11억달러, 오는 2015년이면 55억달러에 각각 달할 전망이다. 현재 가정용 조명의 30%를 OLED로 대체할 경우 연간 2950만KWh의 전력 절감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물론이고 오스람·필립스·GE 등 전통 강자들도 LED와 함께 OLED를 친환경 차세대 조명으로 삼아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오는 2015년까지 150lm/W급 OLED 조명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차세대 조명 관련 연구개발(R&D) 투자중 절반 가까운 4800만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일본 역시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기구(NEDO) 주도로 고효율·대면적 OLED 조명 R&D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오는 2015년까지 100 lm/W급 OLED 조명 생산 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이미 2단계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 2009년 40 lm/W급 광원 개발을 완료했다. 유럽은 EU 프레임워크 등을 통해 오는 2013년 120 lm/W급 OLED 조명 기술 개발을 추진중이다. R&D에 투입되는 예산만 1억 5000만 유로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민관 차원에서 OLED 조명 사업화를 서두르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2013년 양산을 목표로 내년부터 1000억원 이상을 들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용 패널 양산 투자에 착수한다. 충북 오창 공장에 4세대(730×920㎜)급 대면적 OLED 패널 양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네오뷰코오롱은 투명 OLED 사업화에 나서면서 20여개 국내외 휴대폰·자동차·카메라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공급을 추진중이다. 선익시스템 등 국내 장비 업체들도 그동안 능동형(AM) OLED 패널 양산 기술을 바탕으로 조명용 패널의 인라인 장비를 개발중이다. 덕산하이메탈·두산전자 등 OLED 재료 업체들은 조명용 패널의 유기 재료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민간 기업들과 공동으로 각각 OLED 조명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중이다. 생산기술연구원은 금호전기·선익시스템 등과 함께 100 lm/W급 고효율 OLED 조명용 패널 핵심기술을 오는 2013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전자통신연구원은 필룩스·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2014년까지 감성 조명을 위한 투명·색가변 OLED 패널 핵심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은 OLED 조명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덜한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민관 연구개발도 대부분 조명용 OLED 패널의 고효율화 기술에 치중했을뿐, 등기구와 같은 조명 세트 제품의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뒤쳐져 있다. 우리나라가 전세계 AM OLED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위상과 비교하면 더욱 아쉽다는 지적이다. 세계 1위의 AM OLED 기술력을 무기로 조명 시장까지 석권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 조명에서 광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불과하지만 OLED 조명은 광원인 패널의 비중이 60%에 이른다. 정부 차원에서도 OLED 조명 산업에 대한 선제적 지원이 강화돼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기술 개발이 미흡했던 분야를 중점 육성하면서 OLED 조명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한결같이 강조한다. 조명용 패널에 집중됐던 연구개발 과제도 양산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장비 개발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장비 업계가 2세대급 양산 장비를 개발한 경험을 적극 활용하고 패널 업체들의 투자와 연계한다면 오는 2015년까지는 5000억원의 장비 매출 효과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조명 디자인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 등 인프라 구축 작업도 시급하다. 이밖에 우리나라가 현재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산하 OLED 조명 표준화 워킹그룹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세계적인 표준화 경쟁에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