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한국의 시]조지훈, 봉황수

朴昌鎬 2010. 7. 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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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수(鳳凰愁)

                                                    조 지훈(1920~1068)


 

벌레 먹은 두리 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러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던 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 희롱하는 쌍룡(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登石)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佩玉)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正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 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천(九天)에 호곡(呼哭)하리라.



P 朴昌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