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이사라, 낙조 낙조 이사라 당신을 떠나올 때 불그스레 웃었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스러웠다 떠나올 때처럼 다시 당신에게 갈 수 있을까 나는 다시 갈 줄 정말 몰랐던 것일까 사람은 사람에게 매달리고 구름은 하늘에 매달리고 싶어한다 사과밭에서 사과나무는 사과를 꽃 피우고 그리고 사과상자 속의 사과가..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1.07.13
[한국의 시]홍윤숙, 네가 오는 가을산 눈부심을 네가 오는 가을산 눈부심을 홍 윤숙 지난 여름, 내가 떠도는 한 점 구름으로 지새던 만리 이역의 들에 사막의 고독한 혼처럼 피어 발이 시린 나그네의 길을 막던 라벤다의 들에도 지금 가을 이겠지. 코끝에 스며 오는 마른 약쑥 냄새 기억의 벌판에 한 덩어리 영혼처럼 무리져 오는 보랏배耙 들국화 점..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8.20
[한국인의 애송시] G. K.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 미라보 다리 G. K. 아폴리네르(1880∼1918) 미라보 다리 아래 센강이 흐른다. 우리들의 사랑도 괴로움이 가면 기쁨이 온다는 걸 그래도 생각해 볼까.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남는다. 손에 손을 잡고 얼굴을 맞대어 우리들의 팔이 맺는 다리 아래 영원한 시선의 거친 물결이 흐르는..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6.11
[한국인의 애송시]W.B.예이츠, 이니스프리의 호도...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W. B. 예이츠(1865∼1939) 나 인제 일어나 가리, 내 고향 이니스프리로 돌아가리 거기 외 엮어 진흙 바른 오막살이 집 짓고 아흡 이랑 콩을 심고, 꿀벌통 하나 두고 벌 떼 잉잉거리는 숲속에 홀로 살리 그리고 거기서 얼마쯤의 평화를 누리리, 평화는 천천히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6.10
[한국의 시]황명걸,Seven days in a week Seven days in a week 황 명 걸 중학 영어 교재의 어느 한 귀절이 아니올씨다. 요일 따라 하나씩 색색으로 갈아입게 된 딜럭스 숙녀용 1주일분 팬티의 상품명이올씨다. 나의 아내가 애독하는 생리위생독본이올씨다. 줄줄 대하가 흐르는 여자가. 아래를 몹시 소중히 여기면서 마구 굴리는 그 여자가 유일무이..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2.03
[한국의 시]한용운,님의 침묵 님의 침묵 한 용 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려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2.03
[한국의 시]김소월, 고독 고 독 김 소 월 설움의 바닷가 의 모래밭이라 침묵의 하루해만 또 저물었네 탄식의 바닷가의 모래밭이니 꼭같은 열 두 시만 늘 저무누나 바잽의 모래밭에 돋는 봄풀은 매일 붓는 벌 불에 터도 나타나 설움의 바닷가의 모래밭은요 봄 와도 봄 온 줄을 모른다더라 이즘의 바닷가의 보래밭이면 오늘도 지..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2.02
[한국의 시]김소월,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김 소 월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그림자 같은 벗 하나이 내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세월을 쓸데없는 괴로움으로만 보내었겠습니까! 오늘은 또 다시, 당신의 가슴 속 모를 곳을 울면서 나는 휘저이 버리고 떠납니다 그려. 허수한 맘, 둘 곳 없는 심사에 쓰라린 ..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1.17
[한국의 시]김남조, 너를 위하여 너를 위하여 김 남 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 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꽃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1.11
[한국의 시] 그래도 삶은 아름답습니다-박찬중 한해가 저뭅니다 앞만 보고 살아온 날들을 다시 뒤돌아 봅니다 거기, 가슴 뜨겁던 희열과 보람이 있고 얼굴 뜨거운 부끄러움과 후회도 섞여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모두 가버린 시간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어제를 돌아봄은 내일은 어제의 끄트머리에서 다시 시작되기 때문일 것.. 카테고리 없음 2009.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