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천
정끝별
올 여름 능소화
그 집 담벼락에
뜨겁게 너울지더니 올 여름 능소화
비었다 그 집 담벼락에
휘 휘 넘쳐 잘도 늘어지더니 올 여름 능소화
꽃 피지 않았다 그 집 담벼락에
따라 갈래 따라 갈래 달려나가더니 올 여름 능소화
노래할 수 없는 노래 멈췄다 그 집 담벼락에
첨밀밀첨밀밀 머물다 그래그래 허물어지더니 올 여름 능소화
이제 옛일 되었다 지나가며 지나가는 그 집 담벼락에
야윈 끝순에 가을장마 무성하다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박근혜 울지마세요 (0) | 2011.09.04 |
---|---|
[한국의 시]이경임, 무엇인가가 (0) | 2011.08.13 |
[한국의 시]이윤학, 내가 당신 곁을 떠도는 영혼이었듯이 (0) | 2011.07.13 |
[한국의 시]이사라, 낙조 (0) | 2011.07.13 |
[한국의 시]이성렬, 사순절 저녁 창가에 도착한 박새에게 (0) | 2011.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