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한국의 시]이사라, 낙조

朴昌鎬 2011. 7. 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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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
                                       이사라

 

 당신을 떠나올 때
  불그스레 웃었던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다행스러웠다
  떠나올 때처럼 다시 당신에게 갈 수 있을까
  나는 다시 갈 줄 정말 몰랐던 것일까
 
  사람은 사람에게 매달리고
  구름은 하늘에 매달리고 싶어한다
  사과밭에서 사과나무는 사과를 꽃 피우고
  그리고
  사과상자 속의 사과가 되어
  붉은 얼굴로 나는 다시 당신에게 간다
 
  마치 오천년 전의 은팔찌 하나가
  박물관 속 낙조 같은 조명 속에서
  오늘을 껴안는 것처럼

 

 

  

 

 

 

계간 『시산맥』 2011년 여름호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