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한국의 시] 김남조, 너의 집

朴昌鎬 2010. 1. 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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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의   집

                         김 남 조

 

너의 집을 지어주마

사랑하는 사람아

은밀하여 누구도 못 찾을 곳에

이승의 쉼집을 마련해주마

동서남북 문을 내고

문들 사철 열어두는 집

 

살다가 살다가

세상이 손을 놓아 너 혼자인 날엔

문설주에 손자국 없이도

와 있곤 하겠느냐

한밤의 목마름과

못 고칠 미운 짓거리까지도

아아 너의 모든 것

예 와서 담겨주겠느냐

 

아무도 안 산다 싶은 곳에

바람은 능히 살고

아무도안 온다 여길 때에

그리움 물밀듯이

너의 집에 너 머물면

내 하늘 절로 달밤이라

 

너의 집을 지어주마

사랑하는 사람아

옷고름을 풀듯이

세상살이 골병들을 풀어버리고

엊그제 몸살도 지워버리고

쉬어라 쉬어라

설핏 보기만 해도 눈물나는 나는

그 집 울타리 둘러주마

 




P 착한선비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