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이 헤어지던 그 때
G. 바이런(1788∼1824)
말없이 눈물 짓고
가슴 찢으며
몇 해 동안 떨어지려고
우리 둘이 헤어지던 그 때
그대 뺨 파랗게 질려 차가왔고
그대 입맞춤 더욱 차더니
참으로 그 때가 지금의
이 슬픔을 예언했었다. !
아침 이슬 내 이마에
차갑게 맺혀
지금의 이내 심사를
예고라도 해 주는 것 같았지.
그대 맹세는 모두 다 깨어지고
무게 없는 그대 명성
그대 이름 남들 입에 오르내림을 듣고
나 또한 얼굴을 붉힌다.
사람들이 내 앞에서 그대 이름을 욕되게 하니
내 귀엔 조종(弔鐘)
이내 몸 몸서리친다―
왜 그댄 그처럼 사랑스러웠던가 ?
그들은 나와 그대 사이를 몰라
그댈 그토록 깊이 알고 있던 나를
앞으로 길이길이 나 그댈 한탄하리라.
말로는 다할 수 없게 깊이깊이
남 몰래 우리 둘은 만났었기에
말없이 나는 슬픔에 젖노라.
그대 마음 날 잊고
그대 정신 날 속일 수도 있기에
이제 그 어느 먼 훗날
행여 그댈 다시 만나게 된다면
어떻게 그댈 맞이하리까.
그건 침묵과 눈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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