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법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전의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 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시]권덕하, 시 (0) | 2011.11.14 |
---|---|
[한국의 시]이선영, 목련꽃 지는 까닭 (0) | 2011.11.03 |
[한국인의 애송시]헤르만 헤세, 잔디에 누워 (0) | 2011.10.04 |
[한국의 시]공광규, 엉엉 울며 동네 한 바퀴 (0) | 2011.09.10 |
[도서]박근혜 울지마세요 (0) | 2011.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