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시]박찬중, 시장에 가면 市場에 가면 박 찬 중 다 팔아도 돈이 될 성 싶지 않은 좌판이면 어떠랴. 물기 번뜩이는 사는 일 하나만으로도 시장은 차고 넘친다. 반푼 계산 앞에 목줄을 세우다가도 돌아서면 헐렁한 살아감의 재주없음. 탓하지 않으며 사운치 않으며 밤낮을 한데 묶어 팔고 팔아도 짧은 하루여. 시장에 가면 두고온 ..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10.30
[한국의 시]김영랑, 사개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사개틀린 고풍의 툇마루에 김 영 랑 사개틀린 고푸의 툇마루에 없는 듯이 앉아 아직 떠오를 기척도 없는 달을 기둘린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아무런 뜻도 없이 이제 저 감나무 그림자가 사뿐 한치씩 옮아오고 이 마루 위에 빛깔의 방석이 보시시 깔리우면 나는 내 하나인 외론 벗 가녈픈 내 그림자와 말..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10.08
[한국의 시]김남조, 출발 출 발 김남조 남은 사랑 쏟아줄 새 친구를 찾아 나서련다 거창한 행차 뒤에 풀피리를 불며 가는 어린 목동을 만나련다 깨끗하고 미숙한 청운의 꿈과 우리 막내둥이처럼 측은하고 외로운 사춘기를 평생의 사랑이 아직도 많이 남아 가슴앓이 될 뻔하니 추스르며 추스르며 길 떠나련다 머나먼 곳 세상의 ..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10.06
[한국의 시]홍윤숙, 네가 오는 가을산 눈부심을 네가 오는 가을산 눈부심을 홍 윤숙 지난 여름, 내가 떠도는 한 점 구름으로 지새던 만리 이역의 들에 사막의 고독한 혼처럼 피어 발이 시린 나그네의 길을 막던 라벤다의 들에도 지금 가을 이겠지. 코끝에 스며 오는 마른 약쑥 냄새 기억의 벌판에 한 덩어리 영혼처럼 무리져 오는 보랏배耙 들국화 점..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8.20
[한국인의 애송시]R.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가지 않은 길 R.프로스트 단풍으로 숲속에 두 갈래 길, 한 몸으로 두 길을 다 가볼 수 없기에 난 한참 서운한 마음으로 잔나무 숲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간데까지 바라보고 서 있었지요. 그러다가 똑같이 아름다운 딴 길을 어쩌면 더 나을 성싶었던 그 길을 택했지요. 풀은 무성한데 사람의 발길을 ..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8.16
[한국인의 애송시]J.W. 괴테, 첫사랑 첫 사 랑 J.W. 괴테 아 - 누가 그 아름다운 날을 가져다 줄 것이냐. 저 첫사랑의 날을. 아 - 누가 그 아름다운 때를 돌려 줄 것이냐. 저 사랑스러운 때를. 쓸쓸히 나는 이 상처를 기르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와지는 한탄과 더불어 잃어버린 행복을 슬퍼한다. 아 - 누가 그 아름다운 날을 가져다 줄 것이냐! ..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8.14
[한국인의 애송시]G. 밴더빌트, 동화 童 話 G.밴더빌트 예전에 어느 소녀는 날마다 날마다 내일은 오늘과 다르기를 바라면서 살았답니다. 朴昌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8.12
[한국의 시]박용철, 떠나가는 배 떠나가는 배 박 용철(1904~1938)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8.11
[한국의 시]홍윤숙, 네가 오는 가을산 눈부심을 네가 오는 가을산 눈부심을 홍 윤숙 지난 여름, 내가 떠도는 한 점 구름으로 지새던 만리 이역의 들에 사막의 고독한 혼처럼 피어 발이 시린 나그네의 길을 막던 라벤다의 들에도 지금 가을 이겠지. 코끝에 스며 오는 마른 약쑥 냄새 기억의 벌판에 한 덩어리 영혼처럼 무리져 오는 보랏배耙 들..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8.11
[한국의 시]윤곤강, 입추(立秋) 입추(立秋) 윤 곤강(1911~1949) 소리 있어 귀 기울이면 바람에 가을이 묻어 오는 바람 거센 밤이면 지는 잎 창에 와 울고 다시 가만히 귀모으면 가까이 들리는 머언 발자취 낮은 게처럼 숨어 살고 밤은 단잠 설치는 버릇 나의 밤에도 가을은 깃들어 비인 마음에 찬 서리 내린다. 朴昌鎬님의 파란블로그에서.. 한국인이 애송하는 詩 2010.08.09